[여의도풍향계] 방류 초읽기에…'오염수 정국' 시계제로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가 이제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.<br /><br />일본 현지에선 이르면 다음달부터 방류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.<br /><br />정치권의 대치 전선도 가팔라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'여의도 풍향계'에서 최지숙 기자가 살펴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국제원자력기구, 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계획에 대해 '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'는 결론을 내리면서, 방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.<br /><br />아직 국민적 불안은 여전한 가운데, 정국의 핵이 된 오염수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도 정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은 정부 기조에 따라 IAEA의 최종 보고서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.<br /><br />과학적 근거 없는 정쟁 대신, 차분한 대응에 나설 때라는 입장입니다.<br /><br /> "오염수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.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추후 있을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."<br /><br />다만 우려를 의식해 로키(low-key)로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토론회 등을 통한 '팩트 알리기'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입니다.<br /><br /> "40분의 1로 희석해 내보냅니다. 그래서 그것이 1,500 베크렐(Bq)입니다. WHO의 음용수 기준이 1만 베크렐이라 과학자들이 계속 음용수 기준 이하다,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."<br /><br />반면 야권의 문제 제기에는 '괴담과 선동', '대선 불복'이라며 맹공에 나섰습니다.<br /><br /> "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면서 정권 퇴진을 외치고 민주노총까지 파업으로 가담하는 것은 야권의 목적이 대선 불복에 있음이…"<br /><br />현재 오염수 반대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가 과거 근거 없는 광우병 괴담을 퍼트린 단체와 거의 같은 조직이라는 주장입니다.<br /><br /> "괴담으로 한국 사회를 흔들고 병들게 한 조직과 사람이, 똑같은 조직과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거예요. 20여년 동안."<br /><br />하지만 일부 단체의 사례에 치중하다보면 자칫 일반 국민의 우려를 간과할 수 있는 만큼, 세심한 접근이 필요한 대목으로도 보입니다.<br /><br />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은 더 빨라졌습니다.<br /><br />단식 투쟁과 규탄대회에 이어, '방일단'을 꾸려 또 한 번 여론전에 나섰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이 주축인 방일단 의원들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관저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항의 집회를 벌였습니다.<br /><br />'국제 망신'이라는 여당의 맹비난에도 방일단은 일본 야당 의원들 및 시민단체를 만나, 해양 방류 대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.<br /><br /> "우리 국민 85%가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왔습니다.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인류에 대한 범죄입니다."<br /><br />이에 앞서 민주당은, 한국을 찾았던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 "아시다시피 저희가 도출한 결론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내려졌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."<br /><br /> "다핵종제거설비의 성능 검증도 하지 않았으며 오염수 방류가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검토하지 않았습니다."<br /><br />야권은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나 잠정 보류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상 IAEA의 발표를 계기로 방류 현실화에 무게가 쏠리는 상황.<br /><br />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오염수 검증특위 구성과 청문회 추진 등을 통해 대여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.<br /><br />오염수 방류 문제에 관한 정부 대응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괴담 확산을 막기 위한 가짜뉴스 대응과, 방류 현실화에 대비한 후속 조치입니다.<br /><br />나토(NATO) 정상회의 기간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크게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전했습니다.<br /><br />방류 과정 모니터링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치 초과 시 방류 중단 및 즉시 통보, 한국 전문가의 방류 점검과정 참여 등입니다.<br /><br />여당은 오염수 문제에 대한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평가했지만,<br /><br /> "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관한 논의를 통해 꼬인 매듭을 풀어내는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."<br /><br />야당은 '맹탕 외교'라고 비판했습니다.<br /><br /> "한일정상회담은 맹탕으로 끝났습니다. 방류 중단은 요구하지도 못했고 우리 국익에 도움되는 어떠한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."<br /><br />달라도 너무 다른 입장차 속에 신경전이 고조되며 국회 윤리특위만 바빠졌습니다.<br /><br />원색적 발언에 따른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, 앞서 여야 당대표에 대한 징계안이 나란히 윤리위에 제출되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 "달콤한 괴담 마약에 중독된 민주당은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언어로 국민을 향해 먹거리 공포의 주술을 외우며…"<br /><br /> "매일 1리터씩, 10리터씩 마셔도 아무 상관 없다고 말하는 돌팔이 과학자를 불러서 발표하는 것, 그것이 바로 국민을 우롱하고…<br /><br />머리를 맞대고 국민을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정치 원로들의 목소리에도 여야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, 출구없는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.<br /><br />정쟁으로 점철된 국회의 시간 앞에, 오염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 불안하기만 합니다.<br /><br />오염수뿐 아니라 최근 논란이 된 서울-양평 고속도로 사업까지, 끝없는 공방에 애꿎은 속을 태우는 건 국민입니다.<br /><br />여야가 한목소리로 외치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선, 명분 싸움 대신 현실적인 대안 찾기가 선행돼야 합니다.<br /><br />100달러 지폐의 주인공인 미국의 정치인, 벤자민 프랭클린이 남긴 간단명료한 이치를 떠올려봅니다.<br /><br />'말보다 실천하라'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...